우리가 잘못 산 걸까? /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엄기호, 웅진지식하우스, 2011) 도서 이야기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 - 10점
엄기호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열심히 살았는데, 노력하고, 꾸준히 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빚더미에 앉게 되고, 취업이 어려워 고생한다. 틀린 방향으로 노력한 걸까? 아니면 ‘있는 집 자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서러움일까? 우리가 잘못 산 걸까?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책이 있다.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웅진지식하우스,2011)는 사회 전반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시스템 자체에 있다고 말한다. 인문학자 엄기호는 왜 희망을 품을수록 절망하는지, 왜 더 나은 삶을 기대할수록 분노나 냉소만 커지는지, 무엇이 우리 삶을 망치고 있는지 폭로한다.

“우리가 알 던, 적어도 나를 보호해주리라고 여겼던 사회는 오히려 나를 배제하고 추방하겠다고 위협한다. 법은 사회의 규범이나 기준이 아니라 가진 자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원이 되버렸다. 교육은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아니라 추방과 배제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했다.” - p. 19

가진 자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사회 구조 아래에서, 사람들은 좌절을 맛보고, 희망 대신 절망을 지니게 된다. 5년, 10년 뒤의 미래가 아닌,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이들에게, 희망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은 그냥 좌절한 상태로 삶을 살아야 할까?

저자는 포기하지 말고, ‘두더지’가 되라고 말한다. 끈질게 기다리라고.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힘들어도, 절망하고 있음에도 버틸 수 있고, 내 곁에 나를 껴안을 동료가 있기에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자,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분명하다. 우리 삶을 바꾸려고 하지 말자. 다만 우리 삶을 옹호하자. 무엇보다 비참하지만 이 비참함을 같이 껴안을 동료가 있다면 삶은 위대하다. 아니, 삶은 끈질기기에 위대한 것임을! 이 삶의 끈질김에 충실하다. 두더지의 힘은 충실함에서 나온다.” - p. 277

책은 저자가 바라보는 사회 시스템에 대해, 구체적으로 현상을 이야기 한다. 특히, 자신이 강의했던 학생들의 경험을 책에 넣어서, 저자의 의견에 타당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대안을 기대하는 독자들은 실망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책을 덮고 난 뒤 웃을 수 있는 건, 그가 주장하는 ‘희망’이 ‘언젠가는’ 다가오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일 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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