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家長)'이란 이름이 주는 무게 - Fly, Daddy, Fly 도서 이야기

플라이, 대디, 플라이 - 8점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북폴리오


아는 지인이 "넌 초등학교 수준의 고전부터 읽어야해!"라며 나에게 권해 준 책이었다. 몇 년 전 영화로 나왔었던 것 때문에, 알고는 있었지만, 내용은 잘 알고 있지 못했었다.

주인공 '스즈키 하지메'는 일본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셀러리맨이자 가장이다. 매일 매일 톱니바퀴 돌아가듯 맞물려 돌아가는 일상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그것을 통해, 자신이 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딸 '유코'가 또래의 고등학생 '이시하라'에게 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스즈키 하지메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무력감을 느끼고, 이런 아버지로서 살 수 없다고 느낀다. 결국, 복수를 결심하게 되고, 자신을 달련하게 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 했을 때는, '무너지는 가정 이야기'라는 느낌 때문에 너무나 힘들게 한쪽 한쪽을 읽어 갔다. 그리고, 여기서 그만 멈출가 생각도 많이 했었다. 내가 너무 무서워하며 책을 읽었기 때문인거 같다.
"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벌벌 떨어! 공포는 기쁨이나 슬픔과 똑같아서 그냥 감각일 뿐이야! 나약한 감각에 사로 잡히지 마!" p.152
하지만, 한장 한장 계속 읽어나가자, 그 공포는 내가 상상해서, 지래 겁먹은 공포였을 뿐이었다. 책의 주제보다도 이 부분에서 내가 품었던 무서움 때문에, 두려움에 더 집중하며 책을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만약 내가 스즈키 하지메와 같은 상황이 되었다면 어떻게 하였을까 고민을 해 보았다. 경찰에 신고해? 어짜피 경찰은 권력 기관의 일부이다. 난 권력이랑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예쁘지 않은 딸 낳기? 힘 키우기? 강해지기? 권력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기? 이런 것들은 모두 '회피'란 것에 의존하려는 경향일 뿐이다. 나 자신이 두발로 딛고 일어서는 건 아니다. 현실 도피를 위해 도망 쳤을 지도 모르겠다. 어디론가 숨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런 것들은 모두 일어나지 않은 일을 지래 겁먹고 걱정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내가 만들어낸 공포 일뿐이다.

공포 또한 기쁨이나 슬픔과 똑같은 감각일뿐이다. 자신을 변경하기 위한 변명꺼리이기도 하다. 두려움, 공포에 대해 딛고 일어 설 때, 한살 더 먹은 나이값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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