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자들의 도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도서 이야기

눈먼 자들의 도시 - 8점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해냄


눈을 뜨고 있어도,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습니다. 눈이 안보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는 그런 인간 사회의 모습을 '눈이 멀었다'는 소제를 통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문득, 한 남자가 시력을 잃게 됩니다. 촛점이 안맞는 것처럼, 흐릿한것도, 암흑처럼 깜깜한 것도 아닙니다. 온 세상이 우유처럼 하얗게 보입니다. 어떤 형태도 없는 그냥 하얀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한명, 두명, 네명 ... 점차 많은 사람들이 시력을 잃게 됩니다. 유일하게 여주인공만은 시력을 잃지 않고, 남편과 사람들을 도와가며, 보호소 생활을 하게 됩니다. 갑작스럽게 눈이 안보이기 시작하며, 보호소안은 무정부 상태에 빠집니다. 충분하지 않은 식사, 위생적이지 못한 시설 등등. 눈이 안보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불편함이 너무나 많습니다. 더욱이 시설은 '눈이 보이는 자'위주로 만들어진 건물이었기에, 눈 먼자들은 너무나 생활하기 힘든 곳입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인간의 추악한 본성은 점차 들어나기 시작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용이나, 주제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책이 구성방식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합니다.

책은 특이하게도, 대화체를 표현하는 큰 따움표(" ")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냥 한 문단, 한 문단을 이어 놓아서 물 흐르듯 쭉- 읽어야합니다. 그래서 중간 중간 대화의 흐름을 놓치게 되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읽어야 합니다. 이로 인해 독자들은 눈이 멀어 있는 간접 체험을 경험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상황을 대화를 통해서만 이해해야 합니다. 즉, 독자들도 '글'을 통해 귀로 듣기만 해야하는 상황이 되는겁니다.

또한 책에는 그 누구의 이름도 나오지 않습니다. 주인공 조차도 '의사의 아내'정도로만 표현됩니다. 과연 이런 표현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요? 그로 인해 마치 하나 하나의 개체로서 인정 받지 못하는 것을 표현한 것일까요? 이것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해결 되지 않아서, 책 읽은지 몇달이 되었지만,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 부분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작가를 과연 이것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요?

책을 읽으며 가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내가 당장 눈이 안보이게 된다면?'
집에서 눈이 안보이게 된다면,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길 가던 중 갑자기 시력을 잃는다면, 정말 집으로 돌아올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호의를 베풀어 주는 사람조차도 믿을 수 없게 될겁니다.

주제 사라마구는 이런 소제를 통해 과연 어떤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걸까요? 언젠가 이 의문이 풀릴 때쯤 다시 한번 책을 꺼내봐야겠습니다.

덧글

  • 독자 2012/02/27 21:39 # 삭제 답글

    가장 간단하게 생각하면 인성에 대한 것 아닐까요? 수용소에서 시간이 갈수록 보여준 극단적인 인간성의 소실과 이후 의사 아내 일행이 보여준 인간성의 회복. 이렇게요.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BellRoad 2012/02/28 11:03 #

    인간성의 소실..참 어려운 부분인거 같습니다.
  • 한빈 2012/02/28 04:14 # 답글

    '보지 못한 것이 아니라, 보지 않은 것이다'라는 구절이 참 인상적이었지요.

    몇년전에 개봉했던 영화도 나름대로 괜찮았습니다.ㅎ
  • BellRoad 2012/02/28 11:03 #

    네. 저도 영화 먼저 보고 책을 보게 되었는데, 영화도 괜찮았지요. ^^
  • 휘오름 2012/02/28 13:26 # 답글

    아무 생각 없이 읽었다가 충격먹은 그 소설...;
  • BellRoad 2012/02/28 14:24 #

    저는 영화는 보고 읽은 소설이라 충격까진 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영화보다 소설로 먼저 접했다면 좀 더 현실감이 높았을 꺼 같아요. 영화는 눈이 안보이는 자들을 '영상'으로 표현했지만, 책은 그들을 '소리(글)'로 표현했으니깐요. 마치 눈 먼 자에게 들려주듯이.
  • BellRoad 2012/02/28 1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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