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판 카피에는 '실종된 의문의 남자 ... 놈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런 카피는 어울리지 않는다.
우선, 이야기가 길어질테니, 그리고 스포일도 난무할테니, 결론부터 이야기하겠다.
이 영화는 액션도 오락물도 아니다. 그렇다고 공포물도 아니다. 단순히 이병헌이 나오고, 기무라 타쿠야가 나오고, 조쉬 하트넷이 나오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접하면 영화 보는 내내 많이 힘들것이다.
컬쳐영화라고 생각하고 접하면 조금 편히 볼 수 있으려나?
★★★★☆
별점이 하나 빠진건, 그냥 보기엔 너무 힘든 영화라서.
영화의 시작은 클라인(조쉬 하트넷)이 변태 연쇄 살인범(!)을 체포하기 위해 갔다가 죽도록 맞는 장면에세 시작된다. 팔뚝에 이빨 자국이 남는 순간부터, 이 영화가 쉽지 않을꺼라는 인상이 깊숙히 다가왔다.
전반적으로 '고통'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은 이어져있다.
클라인은 연쇄 살인범을 잡기위해, 그와 같이 생각하기 위해, 먹는것, 행동하는것 모든것을 따라했고 결국에는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그를 잡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이 되었다. 클라인의 사고 중심에 서 있던 범인이 사라지자 그는 살아가는 방향을 잃게 된다. 즉, 범인을 잡으면서, 자신이 바라보고 살아왔던 중심이 사라진다. 그 후 계속 이어지는 상실감. 채워지지 않음. 그는 자신이 무엇을 찾는지도 모른채 자꾸 갈망한다.
수동포(이병헌)는 꽤 잘 나가는 집단의 두목이다. 그의 배경이 어땠는지는 전혀 나오지 않지만, 릴리(트란 누 옌케:수동포의 애인)만을 바라보며, 릴리만을 생각하고, 릴리만을 기억한다. 즉, 수동포 자신이 의지하는 유일한 존재? 그녀의 부제는 그를 미치도록 힘들게 만들었고, 전에 그랬던것처럼 폭력으로 해결하는 방법만을 찾는다.
시타오(기무라 타쿠야). 어쩌면 가장 전형적으로 잘 사는 집안에서 태어나서, 없는 이들을 향해 걸어간 캐릭터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지금 할 이야기는 아니고. 시타오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단지, 고아원을 위해 돈을 모았었고, 일했다는 것 뿐.(지금 생각해보면 한국판 포스터에 기무라 타쿠야가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시선을 끌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국 팬들의 유입을 위해서.)
영화 처음. 그리스도의 수난기라는 이야기는.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를 암시해주었다. 중간에 나왔던 한 예술가가 그분이 곧 오실꺼라는 인터뷰를 하는것도, 결국은 모든것을 한 점으로 수렴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시타오는 타인의 상처를 자신의 것으로 빼앗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런 고통이나 육체적인 상처를 통해서는 죽지 않는다. 비가 내리던 어느날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에 대해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을 통해 사람들의 고통을 하나씩 덜어주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구원자로서 서 있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신을 증명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클라인의 존재는 바로 그 신의 증명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예수의 수난기에 빠져 있던 인간의 고통을 채워 놓은 자의 분신으로서 그분의 수난을 이해하고, 그분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증거자였기 때문에, 처음 의뢰 전화를 받게 된거 같다. 그리고 점차 시타오에게 다가감에 따라, 묻어 두었던 고통의 시간들, 기억들은 흐물흐물 기어나오고...
수동포 역시 클라인과 같은 역할이 아니었을까? 시타오에게 고통을 줌으로서 인간 세계에서 무서울 것이 없는 한 사람이 공포를 느끼고, 자신이 범접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자, 공포에 사무치게 된다. 결국 못을 박는 행위를 통해서, 어떻게든 자신의 강함을 보이고 싶어한다. 허나, 그런 몸부림은 다 부질 없음을 그의 눈물이 보여준다.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굉장한 디프레스를 느꼈다. 더욱이 백그라운드를 채우는 라디오 헤드의 노래들은 더욱이 깜짝놀라게 하지 않으면서도 섬뜩하게 만드는 영화의 분위기 흐름들은 더더욱 지치고 힘들게 했었다. 어찌보면 감독 트리 안 홍은 인간의 삶 안에서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그려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든다.
주변 사람들에게 아주 손쉽게 보라고 추천해주기에는 좀 무거운 영화이기는 하지만, 한번쯤은 꼭 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영화이다.
덧. 이병헌은 이제 나쁜남자 캐릭터로 완전 자리잡은건가?



덧글
네꼬 2009/10/27 20:13 # 삭제 답글
정말이제...이렇게 힘든 영화는...참으로 어떡하면 좋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