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변곡점에서 어떻게 살지 고민했던 그의 이야기 -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2013/생각의길) 도서 이야기




거꾸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은 알았지만 유시민은 알지 못했다. 마찮가지로 장관 유시민은 알았지만, 작가로서 유시민은 알지 못했다.
유시민은 나에게 독설가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어느 날 그가 이야기 했다.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가겠다고. 권력의 맛을 본 이가 그것을 내려 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텐데, 그런 행보를 한다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아니 당장 어떻게 먹고 살 생각인가.

그 후 그는 자신이 했던 말에 충실하며 학자로서, 자유인으로서 유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정계에서 떠난 뒤 처음으로 쓴 이 책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찌보면 자유인 유시민이 자신의 삶에 대한 청사진을 그린 책이 아닐까 생각 된다.

그 내용중 아래 발췌는 요즘 내 고민에 대해 해소 할 수 있는 문장이 될꺼 같다.


젊은 시절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떨쳤던 홍사중 선생은 아름답게 나이를 먹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일흔여덟에 쓴 수필집에서 그는 밉게 늙는 사람들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다.
1. 평소 잘난 체, 있는 체, 아는 체를 하면서 거드름 부리기를 잘 한다.
2. 업는 체 한다.
3. 우는 소리, 넋두리를 잘 한다.
4. 마음이 옹졸하여 너그럽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낸다.
5.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없는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한다.
6. 남의 말을 안 듣고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어느순간 내가 내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내 귀는 두개이고 입은 하나인데 귀는 되려 덜 사용하고 입만 더 놀리려고 드는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다행히 아직은 손윗사람과 아랫사람에게 비슷하게 내 주장을 하고있지만 언젠가는 위로는 숙이고 아래로는 강직한 사람이 될까봐 초조함에 빠지곤한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것은 어찌보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르지만 참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지 않아야 겠다고 늘 생각하면서도 막상 닥치면 내 본능이 날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다.

각설하고 다시 책으로 내용으로 돌아가자.

처음 이야기 했던 것 처럼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이 책은 유시민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누군가에게 이래라 저래라가 아니다. 하지만 타인의 삶의 방향을 바라보며 우리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참고 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누구의 삶에 대해 정답을 말 할 수는 없겠으나 타인의 삶을 참고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않겠는가.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을 바라본다면 그는 상당히 깔끔하고 읽기 편하게 자신의 주장을 정리하였다. 물론 자신의 삶에 대한 다짐이기에 더욱 힘이 실리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와 무엇을 할 것인가는 다른 이야기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이지만 대충 나랑 잘 맞는 일을 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 수 있다. 타인의 평가가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치도록 둬서는 안된다. 맞서 싸우고 버티며 내가 원하는 방향을 지킬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겠다.

영화는 비쥬얼이 전부는 아니다 / 인랑 영화 이야기




인랑이라는제목을 처음 접했던 것은 2001년의 여름 어느날. 애니메이션의 제목으로 들었다. 그때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보았던 인랑.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빨강망토 이야기와 늑대가 되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의 이야기 정도만 기억난다. 정치적 혼란기의 일본이 배경이었고, 이런 혼란기에 정세 안정을 위해 특기대라는 경창 특수부대를 조직하게 강경 진압을 하는 이야기이다.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서자 그런 강경 진압의 문제점들이 자꾸만 부각되었고 이것을 특기대의 잘못으로 뒤집어 씌우기 위한 공안의 공작과 그것을 역이용하는 특기대의 이야기가 그 큰 줄거리이다.

얼마전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인랑도 그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의 통일이 결정 된 시점에서 그 과도기에 발생하는 이권 다툼과 정치적 논리에 의한 혼란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 된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것과 같이 깔게 너무나 많은 영화이기에 내가 적당히 씹어도 이도 안들어갈꺼 같은 영화가 되어버렸다;

특기대 소속의 임중경(강동원)은 여느 때와 같이 시위 진압을 위해 현장에 나간다. 별도의 임무를 하달받고 수행하던 중, 빨간망토 소녀를 발견하고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가에 대한 망설임 중 큰 부상을 입게 된다. 결국 그 소녀는 자살 폭탄에 의해 사망하였다. 임중경 또한 큰 부상을 입고, 임무의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훈련소로 돌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공안에 있는 한상우(김무열)이 찾아온다. 죽은 소녀의 유품이라며 그 유족에게 돌려주라고 한다. 문제의 시작이다. 한상우가 의도적으로 임중경에게 그런 행동을 강요하라고 하기에는 너무 티가 많이 났다. 차라리 유품을 전해주고 자연스럽게 임중경이 유품을 돌려 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줬어야 했다. 혹은 임중경이 반대로 한상우에게 요청하던가.

임중경은 그녀의 언니 이윤희(한효주)를 만나서 유품을 건네 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둘은 첫눈에 반하고(!) 같이 보낸다. 이윤희는 임중경에게 빨간망토 이야기를 해준다. 이 빨간망토 이야기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냥 허울 좋은 이야기였을 뿐 관통에 실패한다.

이후 둘은 어렵게 최후의 결전 장소로 공안팀을 유인하고 임중경 혼자서 그들을 몰살하게된다. 이 과정에서 이미 임중경은 이윤희가 공안에 의해 자신에게 접근 했다는 사실을 알고있었고, 특기대에서는 이런 이윤희를 역으로이용해서 공안을 몰아세우게 된다. 그리고 너무나 오그라 드는 장진태(정우성)의 한마디.

"임중경은 인랑이다."

굳이 인랑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미 빨간망토에서 충분히 임중경이 인랑이 되어 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하였고 이윤희도 자신의 마지막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굳이 이 단어를 직접 표현함으로서 그 분위기를 망쳐버렸다.

강화복이라는 무게감 있는 슈트와 붉은 눈동자의 압박감이 천천히 점점 조여드는 무게감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해 준다. 그런데 마지막에 공안과의 전투에서 뛰어다니며 그들을 몰살시키는 임중경의 모습은 그냥 전형적인 액션일뿐 강화복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을 반감시키고 말았다. 스토리 모두 무시하고 영상과 액션만 생각한다 할지라도, 강화복의 압박감이 사라진건 정말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임중경은 고생고생해서 결국 공안 팀을 제압하고 마지막에 원작에서 처럼 이윤희를 제거하면서 인랑이 되기를 기대했던 나의 기대따위는 허물어지고, 특기대 본부에 있는 훈련장에서 장진태와 마지막 결투를 시작한다.

왜? 왜 그랬어? 장진태 그냥 가만히 저격하던가 아니면 임중경이 이윤희를 마무리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하지, 왜 그런 짓을. 결국 영화는 후반부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다가 우리모두 다함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사실 원작 애니메이션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이다. 스토리도 액션 보다는 주인공의 내면 갈등과 함께 배경이 되는 곳에서 복잡하게 얽혀진 정세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인랑도 그 맥락을 따라가는 것은 좋았으나, 원작의 팬들에게는 실망을 주었다. 그리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개연성 부족과 함께 억지로 이어나간 신파로 밖에 기억 되지 않을 것이다. 강화 슈트와 빨간 눈을 가진 마스크 만으로 관객들을 현혹 시키기에는 매우 많이 부족했다. 그걸 수습하기위해 마지막에 강동원과 정우성의투톱으로 결투신을 무려 마스크 벗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비쥬얼만 남았을 뿐, 메세지는 없다.

강동원, 한효주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즐겁다면 봐도 괜찮겠다. 하지만 이미 지금 보기에는 상영관이 많이줄었을 것이다. 시장은 원래 냉정하니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 - 그릿(비즈니스북스/안젤라더크워스/2016) 도서 이야기



사전적 의미를 찾아본다면 '어금니 꽉 깨물고 매달리기'정도의 뉘양스로 생각할 수 있다. 책의 주된 내용 역시 목적을 가지고 꾸준히 그것을 향해 나라가라는 문장으로 요약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미 그런책들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런 와중에 그릿이란 책이 주목을 받을 수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많은 책들이 작가의 생각이나 경험을 이야기하며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저자 안젤라는 그 결을 달리하고 있다. 긴 시간을 투자해서 자신이 주변을 관찰하고 발견하게 된 것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사례를 갖고 이야기 하기 때문에 더욱 객관성을 지닌 책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개개인의 목표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다. 각자의 목표는 각자에게 소중한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그 목표에 향해가기 위한 끈기는 어디서 나올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지만 특히 습관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항상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시간에 노력을 하는 것은 자신을 단련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와 이어진다. 하루키 또한 매일 아침 정해진 분량 이상의 글을 쓴다. 그것을 통해 장편 소설을 쓸 수 있는 글쓰기 근육을 키웠다고 한다.

그릿이란 결국 매일 이렇게 꾸준히 할 수 있는 근육을 키우는 행위를 의미 한다.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레드웰이 '1만시간의 법칙'을 주장했다. 이러한 것들은 결국 한가지 이야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릿(끈기)'이다. 이를 통해 1만시간을 이룩 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을 향한 원동력을 목표라고 생각 할 수 있다. 방향성이 없는 노력은 결국 얼마 못가서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 지금 있는 곳이 옳은 자리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의심한다. 그런 과정에서 점차 목표를 다듬어가며 향해가는 것이다.

이런 고민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지금 자기 직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럽겠지만 그들은 우리와 출발점부터 달랐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그들도 무엇을 하고 살지 정확히 알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졸업식 축사 연사들은 자기 일이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천직이라고 말하겠지만 그들에게도 그 이전에 고민했던 시간이 있었다."

누구나 갖고 있는 지금 현재에 대한 의심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틀린 것이 아니다. 이것 또한 과정에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릿은 이런 과정 속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에 관한 책이다. 단순히 자기개발서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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